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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발 미국행 컨테이너 수출 증가를 보여주는 선박 전경 출처: Container-News |
2025년 들어 아시아계 물류기업들이 미국 내 물류 거점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특히 뉴저지와 로스앤젤레스, 인랜드 엠파이어 등 주요 물류 허브 지역에서 창고 임대 건수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지 부동산 컨설팅사와 물류업계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한 해에만 100건이 넘는 신규 임대 계약이 체결됐고,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10만 제곱피트를 초과하는 대형 시설이었다.
이 같은 확장세의 중심에는 중국계 전자상거래와 물류기업들이 있다. 알리바바, 징둥닷컴(JD.com), 쉬인(Shein), 테무(Temu) 등 글로벌 플랫폼 기업과 이들의 물류 자회사인 차이냐오(Cainiao), JD로지스틱스, 케리로지스틱스, 시노트란스 등이 미국 주요 도시에 전략적으로 창고를 확보하고 있다. 실제로 뉴저지 지역의 경우 2024년 임대 면적이 약 560만 제곱피트로 집계돼 전년 대비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아시아 물류기업들이 미국 내 창고를 적극적으로 확보하는 배경에는 몇 가지 전략적 이유가 있다. 우선, 미국의 무역 정책 변화에 따른 관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현지 재고를 사전에 비축하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소액 수입품 면세 기준(디 미니미스) 축소 논의가 이어지면서, 해외에서 직배송하는 대신 미국 내 물류창고를 경유하는 형태로 전환해 관세 부담과 통관 지연 가능성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또한 현지 창고를 거점으로 활용하면 배송 시간이 단축되고, 반품 및 재고 회수 과정이 한층 효율적으로 운영된다. 특히 미국 소비자들이 빠른 배송과 간편한 반품을 중시하는 만큼, 이러한 물류 인프라 확충은 고객 만족도 제고와 직결된다. 더 나아가 물류 거점은 단순한 보관 기능을 넘어 제품 분류, 포장, 라스트마일 배송 지원까지 포함하는 종합 물류센터로 진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움직임이 단기적인 물동량 확대뿐 아니라 장기적인 시장 지배력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현지에 거점을 둔 아시아 기업들은 관세 정책 변화나 공급망 차질 같은 외부 변수에도 보다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으며, 북미 전역을 대상으로 한 물류 네트워크를 더욱 촘촘히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아시아계 물류기업의 미국 내 창고 확장은 단순한 임대 계약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새로운 경쟁 우위를 마련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향후 이러한 현상은 북미 전자상거래 시장 경쟁 구도를 크게 바꾸는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